북유럽의 결제 시장 분석 프로젝트

본 글에서는 Publy에 작성한 “화폐 없는 사회를 앞당기다” 와 프로젝트에서 사용된 슬라이드 일부를 함께 공유합니다.

미래 금융 사회의 실험실, 스웨덴

최근 국내에서 가상화폐, 혹은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초등학생들도 비트코인 구매를 문의해오는 과도한 투기 열풍에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 사이에도 가상화폐가 단순한 투기 수단에 불과하다는 주장과 미래 금융의 변화를 주도할 핵심 기술이란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미래의 금융과 화폐는 지금과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새로운 가상화폐 기술과 수많은 핀테크 기술들은 이러한 변화에 어떠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인가? 지금 시점에서 누구도 미래 금융의 모습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미래 금융의 모습을 가장 앞서 그려 나가고 있는 국가는 단연 스웨덴이라 본다. '화폐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에 가장 근접해 있는 국가이자,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 주도의 가상화폐 발행을 2018년 내 결정하고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찾아온 화폐 없는 사회

내가 스웨덴에 도착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으나, 아직까지 스웨덴의 지폐나 동전을 본 일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식당이나 가게에서는 현금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 물론 한국도 신용카드나 온라인 결제의 비중이 매우 높은 국가라 이를 대수롭지 않게 느낄 수 있지만, 화폐 없는 사회로의 전면적 전환을 추진하는 스웨덴의 움직임은 그 느낌이 분명 다르다. 

Riksbank(스웨덴 중앙은행)는 2010년에 전면적인 화폐 개혁안을 발표하였다. 기존의 화폐는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신규 화폐 체계로 모두 전환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기존 스웨덴의 화폐는 완전히 휴지가 됐다. 이제 은행에서조차 과거의 돈을 받지 않고, 어디에서도 사용이 불가하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시중에 유통되던 현금은 사실상 모두 은행으로 한번 회수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모든 거래의 디지털화가 급격히 가속화 될 수 있었다.

최근 다들 신용카드를 쓰고 온라인으로 거래를 하니 현금 이용이 줄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세계적으로 현금에 대한 수요는 최근까지도 계속 늘어왔다. 중앙은행의 정책적 니즈나 시장의 요구에 따라 시중에서 유통되는 화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에만 1,500조 원 수준의 현금이 제도권 밖에서 현금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수십억 달러를 매년 찍어내는데 이게 어떻게 쓰이는지 누구도 잘 모른다. 한국 역시 집계가 어려운 엄청난 돈이 여전히 현금으로 존재하고 유통되고 있다.

디지털 금융의 확대에도 유동 화폐가 실제로 감소하는 국가는 스웨덴을 제외하고 드물다. 스웨덴은 가까운 미래에 화폐를 찾아보기 어려운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다들 신용카드를 쓰고 온라인으로 거래를 하니 현금 이용이 줄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세계적으로 현금에 대한 수요는 최근까지도 계속 늘어왔다. 중앙은행의 정책적 니즈나 시장의 요구에 따라 시중에서 유통되는 화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에만 1,500조 원 수준의 현금이 제도권 밖에서 현금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수십억 달러를 매년 찍어내는데 이게 어떻게 쓰이는지 누구도 잘 모른다. 한국 역시 집계가 어려운 엄청난 돈이 여전히 현금으로 존재하고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반하여 기존의 모든 지폐를 휴지로 만들고 모든 거래를 디지털화한다는 의사결정은 스웨덴에서도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스웨덴에서는 이미 현금이 대부분 사라졌다. 현금은 모든 거래의 1% 이하로 내려갔으며, 앞으로 2년 내 0.5%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거래가 카드로 이루어지는 생각되는 한국도 약 13% 수준임을 생각하면, 스웨덴은 이미 화폐 없는 사회에 도달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은행 지점의 60% 수준은 현금을 취급하지 않고, 입출금 자체가 불가하다. 또한 은행들이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지점수와 ATM기기 수를 급격히 줄이고 있어, 현금 이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모든 송금과 결제가 디지털로 이루어진다. 사람들에게 현금이 없으니 카드 단말기를 가지고 구걸하는 홈리스도 등장하고 있다고 하며, 교회 헌금도 디지털 송금을 받기 시작했다.

왜 스웨덴이 먼저일까?

스웨덴이 유독 화폐 없는 사회, 즉 디지털 금융 경제로의 전환에 가장 앞서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단지 정부의 강한 추진 의지 때문만이 아니다. 정부, 은행, 가맹점, 개인 경제 참여자 모두의 니즈가 서로 합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 관점: 검은돈 유통의 차단 및 금융정책의 실효성 증대

이는 정부가 주도하여 고세금-고복지의 실현을 지향하는 스웨덴 사민주의 사상과 맞닿아 있다. 검은돈의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현금 이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금융 활동에 있어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자유도가 일부 감소할 수 있겠지만, 이를 통해 증대되는 사회적 부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스웨덴 정부와 국세청의 투명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 수준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정책을 추진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또한, 화폐 없는 사회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준다. 2018년 1월, 스웨덴의 기준 금리는 -0.5%이며, 세계 금융 역사상 유례없이 장기간에 걸쳐 잘 작동하고 있다. 사실 현금 자체가 금리 0%의 무기명 채권이라서 국민들이 현금을 쟁여 놓을 수 있으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무의미 해진다. 화폐 없는 경제 체제가 낮은 금리에도 뱅크런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주고 있는 셈이다.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도 현금을 좋아하는 국민 특성상 뚜렷한 효과를 못 보는 한국, 일본과 대비된다.

은행 및 가맹점 관점: 현금 운용에 따른 비용 절감

많은 은행 지점에서 현금을 취급하지 않게 되면서, 현금 보관/관리/운송 등에 따른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모든 업무가 디지털화되면서 은행 지점수와 인력 규모 또한 크게 줄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가 국토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스웨덴 특성상, 현금 운용에 따른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한다.

가맹점들 역시 화폐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반기고 있다. 스웨덴은 현금에도 동일한 세금을 부여하며 탈세에 엄격하기 때문에 가맹점이 현금을 더 이상 선호하지 않는다. 또한, 신용카드 대비 가맹점 수수료율이 매우 낮은 직불카드의 이용률이 신용카드보다 5배 이상 많아서 카드 이용에 대한 가맹점의 거부감도 낮다. 현금을 받지 않으면 가맹점 입장에서는 관리/보관 어려움 및 도난 위험성도 낮아지고, 어차피 현금을 들고 다니는 고객이 극히 드문 상황에서 현금을 거부하는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개인 관점: 도난/분실 방지 및 편의성 증대

개인 관점에서도 아쉬움이 크지 않다.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 없이 모든 금융 경제 활동을 디지털화하니 도난/분실의 위험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편의성은 높아진다. 물론, 고령층이나 전과자, 외국인 등 불편을 느끼는 집단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나 은행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긴 하지만, 현금이 사라짐에 따른 소외 계층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갭을 최소화하는데 스웨덴의 많은 신생 스타트업들이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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